홍시안 저
CL프로덕션
카데일 바센베르크에겐 모든 게 쉬웠다.
여자의 마음을 얻는 것도, 사람을 이용하는 일도.
가지고 놀다 버리는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엘리제는 늘 절벽 끝에 서 있었다.
하루하루가 처절하고 진창 같은 삶.
적선처럼 던져진 호의에 제 전부를 오롯이 내어줄 만큼
그 온기가 너무나 간절하고 소중했다.
카데일에겐 많은 기회가 있었다.
절박하고 애처로운 눈동자와 마주했을 때,
폭우 속 작은 흐느낌을 들었을 때,
이름 모를 불쾌감과 초조함을 자각했을 때.
그의 선택은 항상 같았고 늘 승리했다.
여전히 세상은 그가 원하는 대로 움직였다.
엘리제가 감히 그를 버리고 도망가기 전까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