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하 저
블루브
인과응보라는 말이 있다.
“이분은 한성 리조트 마케팅 업무를 총책임 하시는 이시현 팀장님이십니다.”
예컨대 군 시절 피치 못할 사정으로 조금 굴렸었던 후임을 다시 만났는데,
그 후임이 내 클라이언트라거나 하는. 뭐 그런 일들 있잖는가.
“확 오는 게 하나도 없는데.”
“하하, 그래도 여기 기획 의도를 보시면…….”
“시청자가 기획안을 읽어 가며 광고를 보진 않잖아요. 그냥 딱 느껴져야 하는 거 아닌가.”
“정말 옳으신 말씀이십니다.
그렇다면 누가 봐도 딱! 느낄 수 있는 결과물을 다시 준비해 보겠습니다.”
좆같긴 하지만 결국 과거의 내가 쌓은 업보이니
눈물을 삼키며 직접 헤쳐 나가야 하는 상황 같은 거,
이해하고 감수하겠다 이거야.
그런데.
“목 졸라 볼래요?”
“네?”
“기분 좋을 것 같아서.”
“아니, 팀장님……. 저기, 죄송한데 방금 제가 뭘 잘못 들은 것 같은데 말입니다.
그러니까, 뭘 해달라고 하셨죠?”
“목 졸라 달라고 했어요. 그런데 왜 갑자기 존댓말이에요? 둘뿐인데 산통 깨지게.”
“아니, 시현아. 산통은 네가 깬 거 아닐까? 목을 졸라 달라니. 도대체 그게 무슨 말이야?”
왜 이런 것만 복리 이자야, 씨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