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리오 아크릴 클립보드&독서패드/ 산리오 북파우치 세트
이시영
부산 낙민초등학교 6학년
우리 아빠는 혹등고래
아빠는 나에게 소중한 존재다. 아마 다른 모든 사람들도 똑같을 것이다. 아빠는 나에게 행복을 주고 나를 응원해 준다. 이 책은 주인공 도근이가 아빠에 대한 마음의 변화와 친구 찬영이와의 우정을 통해 성장해 가는 이야기다. 도근이는 아빠에 대한 실망감, 찬영이는 구둣방을 운영하시는 아빠를 창피해하는 등 갈등이 있지만 나중에는 아빠와 화기애애한 모습으로 나오게 된다. 이 책에서 이 두 아이는 아빠에게 미운 감정을 가진 부분이 나오는데, 나는 이 두 아이처럼 나의 아빠를 미워한 적은 없다. 물론 가끔은 아빠에게 서운할 때도 있지만 미운 적은 없다. 하지만 딱 한 가지는 이 친구들과 똑같다. 바로 아빠를 사랑하는 것이다.
이 책은 아빠를 기다리며 잠수를 하는 도근이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도근이는 할머니와 둘이 살고 있다. 도근이의 아빠는 잠수 연습 많이 하고 있으면 12번째 도근이의 생일에는 꼭 돌아올 테니 혹등고래를 같이 보자고 했다. 도근이는 아빠가 ‘모험왕’이라고 자랑스러워 하고, 아빠를 그리워하며 잠수할 때마다 이쁜 조약돌을 줍고 23개나 모았다. 난 이때 도근이 아빠의 직업이 원양어선을 타시거나 해적이라고 생각했다. 도근이는 친구들에게 이번 생일에 아빠가 돌아온다고 자랑을 한다. 하지만 이런 도근이를 보고 찬영이는 잘난 척 대마왕이라고 부르고 도근이의 생일이 지나도 도근이의 아빠가 돌아오지 않자 거짓말쟁이라 놀려 도근이와 싸운다. 그 후 도근이의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그때서야 아빠가 나타 났지만 아빠는 다시 떠나야 했다. 아빠가 돌아오자 도근이의 아빠가 모험왕이 아니라 감옥에 갔었다는 소문이 퍼졌다. 난 이 부분부터 가슴이 철렁했다. 도근이는 아빠를 기다리고 또 믿었는데 감옥에 가서 여태까지 못 온 거라는 소문이 도니 도근이는 절망스럽고 괴로웠을 것 같았다. 심지어 나중에 그 소문이 사실이라는 걸 알게 된 도근이는 아빠로부터 도망친다. 도망친 곳은 아빠와 갔던 바다였고, 소중히 모아온 조약돌을 바다로 던져 버린다.
난 이 책에서 가장 슬펐던 장면은 아무래도 할머니가 돌아가신 장면이다. 도근이가 오랜 시간 의지하고 같이 지내왔던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울부짖는 도근이의 모습이 눈에 선명하게 그려졌다. 도근이의 버팀목 한 개가 순식간에 무너지는 기분이 들었다. 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나도 이렇게 마음이 아픈데 도근이는 훨씬 더 마음이 찢어지는 고통이었을 거다. 난 할머니는 아니지만 나의 외증조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아주 어릴 때였고, 장례식도 내 인생에 처음이었기에 처음엔 상황을 이해 못했지만, 마지막 장지로 가는 차에서 갑자기 눈물이 엄청 쏟아 졌다. 자주 뵙지 못해도 다시는 못 본다는 생각이 드니 참을 수가 없었다. 왕할머니와의 추억들이 내내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래서 도근이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더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도근이가 조약돌을 다 버리는 장면은 도근이가 아빠에 대한 미움이 가장 격해지는 장면이다. 도근이가 아빠를 기다리며 애써 모은 조약돌을 다 필요 없다고 외치며 던져 버리는 장면을 읽었을 때 나의 마음이 갈기갈기 찢기는 것 같고 고구마를 1000개를 먹은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도근이가 조약돌을 다 버리고 밤 바다에서 잠수하는 장면에서 도근이가 마치
“세상아 이제 더 이상 나를 찾지 말아줘”
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할머니의 일과 아빠에 대한 미움 때문에 나에겐 남은 것이 없으니 이렇게 말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때 찬영이가 기르는 개 ‘마루’를 이용해 도근이를 구해준다. 난 찬영이가 도근이를 구해주고 도근이를 욕하는 장면에서 욕을 하지만 다 도근이를 걱정하며 하는 말이었기 때문에 ‘이런 것이 진짜 우정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찬영이가 도근이를 구해주고 얼마 되지 않아 아빠가 찾아왔다. 도근이는 아빠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아빠를 용서하고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도근이가 며칠 뒤 찬영이에게 ‘나 이제 아빠 얼굴을 잘 그릴 수 있어’라고 했을 때 난
‘아! 아빠와 함께 한 시간이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도근이에게는 이 시간이 매우 뜻깊고 기다렸던,,소중한 시간이었구나’
라고 깨달았다. 나도 앞으로 아빠와 함께 있는 시간을 더 소중하게 여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은 도근이와 찬영이가 벽화를 그린 모습에서 마무리된다. 도근이와 찬영이가 벽에 혹등고래를 그리고 도근이가 아빠를 상상하는데 난 그 장면이 도근이와 찬영이의 우정을 잘 보여주고 혹등고래가 벽화에 있으므로 아빠는 항상 도근이의 곁에 있다는 느낌을 줬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찬영이는 아빠가 구둣방을 운영한다고 창피해하는데 나는 이해가 안된다. 나는 우리 아빠가 그 누구보다 자랑스럽다. 우리 아빠의 직업은 쌀 배송업이다. 해도 뜨지 않은 새벽부터 누구보다 일찍 일어나서 출근하시는 우리 아빠를 보면 자랑스럽다. 또 우리 아빠는 단순 쌀 배송이 아니라, 복지나 사회의 따듯한 손길이 필요하신 분들에게 정부나라미(쌀)를 배송하는 일이다. 노인 분들의 복지도 맡고 있다. 아빠는 독거노인의 고독사를 발견한 적이 있다. 또 만약 방문했을 때 지난 번에 배송한 쌀이 여전히 밖에 있으면 바로 구청이나 동사무소로 연락을 해서 도움이 필요한 분이 아닌지 확인을 한다. 몸이 불편하신 분들, 어려움에 처하신 분들 중에는 아직도 따스한 손길이 필요한 분들이 많다. 이런 분들에게 아빠는 따뜻한 마음을 전달해드린다. 이렇게 우리 아빠는 단순히 쌀을 배달하는 것이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도와드리는 멋진 일을 한다. 배송 기사라고 얕보면 안 된다. 많은 사람들이 대기업 회장이나 전문직 종사자들은 엄청 멋있어하고 높게 평가하지만 청소부나 운전, 배송하시는 분들을 살짝 얕보기도 한다. 하지만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 사람에게 그런 평가는 있어서 안 되는 것이고, 마음속으로도 하면 안 된다. 무심코 나도 모르게 그런 생각이 들지 않도록 노력도 잊지 말아야 겠다.
모든 직업이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찬영이도 앞으로는 이렇게 생각했으면 좋겠다. 우리 아빠가 없었다면 사람들의 구두가 다 더러웠을 거야 우리 아빠가 정말 자랑스러워! 라고 말이다.
혹등고래는 바다의 수호천사라는 별명이 있다고 한다. 다른 위험에 빠진 다른 고래종을 위험에서 구해주거나, 범고래의 공격으로부터 위기에 처한 새끼들과 바다표범을 구해준다고 하니 어울리는 별명이다. 우리의 아빠들과 닮았다. 우리의 아빠들도 우리를 돌보고 많은 사람을 돕고 있다. 혹등고래를 닮은 아빠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 채 오늘 저녁엔 퇴근하는 아빠를 꼭 껴안아 줄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