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원 저
김영사
“내게 가족이란 늘 행복한 지옥이거나
지옥 같은 천국 둘 중 하나였다.
내가 아는 한 한 번도 중간은 없었다.”
아버지가 갑자기 쓰러지시던 날, 가족의 시간은 각자 다르게 흐르기 시작한다. 완전히 바뀐 하루를 살고 매일 밤 부모님이 사시는 아파트를 찾아가 불 꺼진 빈방을 올려다보는 아들 석원. 『슬픔의 모양』은 언제 끝날지 어떻게 끝날지 알 수 없는 긴 병간호와 조금씩 예민해지는 가족들 그리고 언젠가 혼자 남겨질 자신의 시간에 대한 사유를 이석원 작가 특유의 솔직하고 섬세한 시선으로, 그렇지만 현실을 마냥 슬프게 보기보다는 위트를 담아 그려낸 산문집이다.
가까이 다가가면 화가 나기도 하고 때로는 슬퍼지기도 해서 거리를 두고 싶지만, 그럼에도 가족은 형언할 수 없는 거대하고 복잡한 운명을 주고받는 존재들. 이 사실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글을 통해 저자는 미워할 수만은 없는 애증의 가족들의 다양한 얼굴을 생생하게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