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쓰이에 마사시 저/김춘미 역
비채
2012년, 걸출한 데뷔작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로 일본 문단에 화려하게 등장한 마쓰이에 마사시. 이듬해에 발표한 두 번째 소설 《가라앉는 프랜시스》는 홋카이도의 작은 마을에서 우연히 마주친 남녀가 나누는, 쉽게 설명할 수 없는 사랑의 결을 세심히 짚어낸 작품이다. 살며 사랑하고 고뇌하는 사람들과 그 모습을 때로는 응원하듯 때로는 격노하듯 지켜보는 대자연의 풍광이 세련된 필치로 펼쳐진다. 결정인 채 흩날리는 눈, 언 땅 아래로 흐르는 물, 밀밭을 쓰다듬는 바람, 목조가옥 안 나무의 촉감, 청량한 공기와 햇볕의 냄새…… 태고의 기억을 그대로 간직한 땅 홋카이도를 배경으로, 온 감각을 기분 좋게 일깨우는 어른의 연애가 그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