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병모 저
문학동네
이제는 명실공히 구병모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절창』의 10만 부 발행을 기념해 ‘블랙 에디션’을 출간한다. 블랙은 『절창』의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등장인물 ‘오언烏焉’을 상징하는 컬러이고, 결국 온전히 읽을 수 없는 타인이라는 미지未知를 형상화한 색이기도 하다. 검은 바탕에 붉은 선으로 표시된 ‘절창’은 가까이 들여다보고 있으면 하나의 선이 아니라 무수한 텍스트로 이루어진 것임을 깨닫게 된다. 이는 상처를 비집고 나와 ‘아가씨’에게 전달되는 언어, 얽히고 짓뭉개져 오독 없이 읽어내기는 불가능에 가까운 타인이라는 텍스트를 시각화한 것이다. 뒤표지에는 일반판과 다르게 “대표님께 아가씨는 뭔가요”라고 묻는 독서 교사의 질문에 대한 문오언의 대답이 인용되어 있다. 이 특별판이 아직 『절창』을 읽어보지 못한 독자들에게 뜻밖의 반가운 선물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