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선경 저
창비
톡톡 튀는 발랄함과 감각적인 시어로 수많은 젊은 독자로부터 열광적인 지지를 받아온 고선경 시인의 세번째 시집 『러브 온 더 락』이 출간되었다. 이전 시집들을 통해 반짝이는 일상의 감각과 사랑스러운 위트로 한국 시단에 대체 불가한 고유의 영역을 구축한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한층 더 짙어지고 서늘해진 시선으로 경이로운 문학적 확장을 선보인다. 시인이 새롭게 주목한 것은 낭만조차 사치가 되어버린 ‘자본주의 시대의 사랑’이다. 전작들이 지녔던 귀엽고 다정한 온기에, 얼음 위로 쏟아낸 독한 위스키 같은 매운맛을 더해 피로한 청춘의 민낯을 훌륭한 블랙코미디로 엮어냈다. 무조건적인 위로나 맹목적인 사랑 대신, 이별 앞에서도 감정의 잔량을 계산하고 내일의 출근을 먼저 걱정해야 하는 우리 시대의 ‘웃픈’ 로맨스. 가장 세속적인 언어로 가장 순정한 진심을 길어 올리는 시인의 문장들은 현실과 낭만 사이에서 엉망진창이 된 청춘들에게 통쾌하고도 끈적한 위로를 건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