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나서 반가워
띵동~띵동~ 우리 집 초인종이 울렸다.
문을 열자 경비 아저씨가 종량제 봉투를 들고 서 계셨다.
우리 아파트에서는 분리수거를 잘하면 모아진 재활용품을 팔아 이렇게 종량제 봉투로 나누어 주신다고 한다.
나는 봉투를 받아 들며 신기해했다.
“우리가 버린 게 이렇게 다시 돌아오는 거예요?”
나의 말에 엄마는 웃으시며 말씀하셨다.
“그래, 쓰레기를 잘 버리면 자원이 되는 거야”
그 순간 나는 ‘쓰레기 섬 괴물’이라는 책이 떠올랐다.
이야기는 대한민국이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량 세계 1위라는 뉴스로 시작한다.
북태평양 한가운데 거대한 쓰레기섬이 생기고, 그곳에서 플라스틱 괴물이 태어난다.
괴물은 한국이 고향이라 믿고 바다를 건너왔지만, 사람들에게 환영받지 못했다.
억울하게 눈물을 흘리는 괴물의 모습은 내 마음까지 아프게 했다.
나는 괴물의 거대한 몸을 떠올리다 문득 웃음이 났다.
“와~ 저거 우리 동네 페트병 수거기에 넣으면 부자가 될 것 같다!”
책 속 괴물은 무섭기도 했지만, 동시에 우리 동네 페트병 수거기 ‘네프론’을 떠올리게 했기 때문이다.
페트병 한 개를 넣을 때마다 10원이 적립되는데, 50개를 모으려면 꽤 힘이 든다.
그때는 ‘아이스크림 하나 사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뿐이었지만, 지금은 그것이 환경을 위한 행동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책 속에서 사람들이 분리수거를 하자 괴물이 작아졌듯이 나 역시 작은 행동으로 환경을 지킨다는 생각이 들어 뿌듯했다.
그 순간 자원순환 축제에서의 경험도 떠올랐다.
축제에서 병뚜껑으로 알록달록한 키링을 만들고, 휴지심으로 화분을 만들었을 때 생각보다 예뻐서 깜짝 놀랐다.
쓰레기가 쓰레기에서 끝나지 않고 다시 태어나는 모습을 직접 보니, 이제는 ‘쓰레기’라 부르기 미안해졌다.
이런 경험을 하면서 평소 엄마의 모습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 엄마는 밖에서 생긴 쓰레기를 챙겨 집까지 가져오신다.
예전에는 그 행동이 이상해 보였지만, 지금은 알겠다. 엄마의 주머니 속에 들어 있던 것은 쓰레기가 아니라, 다시 태어날 자원이었다.
책을 읽고 나니 걱정이 생겼다. 우리나라가 K-POP으로 세계에 이름을 알린 것처럼, 혹시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 1위 국가’로 알려지는 건 아닐까?
나는 앞으로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고, 분리수거를 철저히 하며, 재활용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다.
나의 작은 행동 하나지만, 많은 사람이 함께한다면 환경은 더 건강해질 것이다.
나는 우리나라가 쓰레기로 유명해지는 것이 아니라, 깨끗하세 환경을 지키는 나라로 알려지기를 바란다.
그리고 언젠가 다시 태어난 자원에게 “다시 만나서 반가워”라고 인사하는 날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