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길 저
은행나무
강화길의 소설은 핏줄 속에서 보내온 초대장 같다. 초대를 받으면 핏줄을 타고 한 인물의 몸속을 샅샅이 돌아다니게 된다. 핏줄 속으로의 여행이 나는 꼭 연서 같았다. 여성의 몸과 그 몸에 파고드는 고통에 대하여. 그 고통의 발원지인 타인의 시선에 대하여. 여성이 여성을 향해 품어온 동경과 질투, 애정과 증오, 해방되고 싶음과 소유하고 싶음에 대하여. 강화길은 더 끈질겨지고 더 간절해졌다. 더 적나라하고 더 무섭다. 강화길의 이 작정은 마침내 연서가 되었다. 우리는 핏줄을 따라 정신없이 떠돌다가 소설의 심장을 만지게 될 것이다.
- 임솔아 (소설가,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