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보선 저
아침달
슬픔과 고통을 기꺼이 끌어안으며 아직 발견되지 않은 희망을 노래해 온 시인 심보선의 네 번째 시집 『네가 봄에 써야지 속으로 생각했던』이 아침달 시집 50번으로 출간되었다.
새로운 서정으로 독자들에게 깊이 각인되었던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도 고통과 어둠으로 점철된 세계를 투시하며 인간 존재를 성찰한다. 그가 이야기해 온 ‘그을린 예술’의 실천처럼, 비참한 삶을 저버리지 않고 나아가 한 줄기의 빛을 찾으려는 행보가 시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수록된 시인의 산문에서도 밝히듯, 내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불화하고 침울해했던 시간을 끝끝내 돌파하며, 한순간 생존자가 되어버린 우리들의 시대적 슬픔을 대신 말하길 그치지 않는다. 반복되는 절망 속에 낯선 희망 하나를 비추며, 살아갈 길의 통로를 열어젖히는 시인의 절실한 음성이 아른거리는 시편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