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은 부동산 얘기만 나와도 어깨가 굳습니다. 아직은 나와 먼 이야기 같지만, 외면하기엔 너무 현실적인 문제죠. 막상 알아보려 하면 부동산 사무실 문부터가 부담스럽고, 거래량과 전세 물량이 줄어든다는 말에 마음은 더 조급해집니다.
이번 네네의 파이프라인은 바로 그 문턱 앞에 서 있던 한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대치대디 작가는 처음부터 부동산을 잘 알던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청약에 당첨돼 살고 있던 고덕의 집을 팔기로 마음먹은 순간, 그제야 부동산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된 평범한 직장인이었습니다.
무시당하고, 실수하고, 헛걸음을 하면서 배운 것은 화려한 투자 공식이 아니라 사람과 현장, 그리고 수많은 오답들이었습니다. 그 과정 끝에 강남으로 이사하게 되지만, 이 이야기는 ‘강남 성공담’이 아닙니다. 부동산 초보가 어떻게 질문하는 법을 배우고, 어떻게 자기 기준을 세우게 되었는지에 관한 기록에 가깝습니다.
부동산을 당장 살 계획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언젠가 그 문 앞에 서게 될 당신에게, 조금 덜 두렵고, 조금 덜 헤매게 해줄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 editor 김혜연 (경제 · 경영 MD)
A. 고덕에 살 때였어요. 2022년 말쯤이었을 거예요. 그때 고덕 아파트 가격이 정말 많이 떨어졌거든요. 여러 아파트들의 가격이 한 번에 30%씩 빠지는 걸 보면서, 솔직히 말하면 꽤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실거주자라 실제로 돈을 번 건 아니었지만, 가격이 순식간에 무너지는 걸 보니까 아, 이게 진짜 자산이구나 싶더라고요. 당시 아파트 단톡방은 난리가 났고, 부동산 카페에서는 조롱도 많이 당했죠. 그때 처음으로 부동산 카페를 제대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럼 강남은 어땠을까? 강남도 떨어지긴 했어요. 근데 그걸 보면서 처음으로 ‘하락장이 기회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동시에, 이렇게 떨어졌는데 지금 집을 파는 게 맞나 싶은 마음도 계속 들었고요.
결국 결정을 밀어붙이게 된 건 아이 문제였어요. 딸이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그때부터는 사실상 10년 넘게 못 움직이잖아요. 저는 이사를 정말 싫어하는 사람이거든요. 어릴 때 아버지 발령 때문에 이사를 네 번이나 했어요. 초등학교 때 두 번, 중학교 때 한 번, 고등학교 가기 전에도 한 번. 그러다 보니 오래된 친구가 없었고, 그 기억이 저한테는 꽤 크게 남아 있었습니다.
사실 플랜은 여러 개가 있었어요. 이 집을 전세 주고 우리는 구축으로 가자, 지방 한 채를 더 사볼까, 그때는 원주까지 임장을 다니기도 했어요. 그런데 시나리오가 많아질수록 머릿속은 점점 더 복잡해지더라고요. 그러다 하락장이 왔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머리 아프게 굴릴 거면, 차라리 우리가 진짜 가고 싶은 곳으로 가자. 지금 아니면, 다시는 못 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그래서 움직였습니다.
A. 책에는 부동산 사장님이 몇 분만 나와요. 읽는 사람 입장에선 그게 훨씬 이해가 잘 되니까요. 그런데 막상 움직여 보니, 생각보다 훨씬 많은 분들을 만나게 되더라고요. 거의 100명에 가까웠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어느 순간부터는 직접 찾아가는 것도 버겁더라고요. 전화하고, 문자 보내고, 네이버 지도에서 부동산을 찾아서 “매물 좀 올려주세요” 하고요. 돌이켜보면 거의 예순 군데는 집을 내놨던 것 같아요. 어떤 곳은 두 번씩 가기도 했고요.
그 과정을 겪으면서 느낀 게 하나 있어요. 부동산은 말을 잘하는 사람이 잘하는 게 아니라, 계속 문을 여는 사람이 결국 하게 된다는 거요. 저도 처음엔 문 앞에서 한참을 서성였어요. 내성적이라 더 그랬고요. 그래도 결국 한 번은 열어야 하더라고요. 그 문을 여는 순간부터, 비로소 진짜 부동산이 시작됐어요.
A. 솔직히 말하면, 부동산 문 여는 게 너무 어려웠어요. 부동산에는 늘 관심이 있었거든요. 강의도 듣고, 시세도 보고, 출퇴근길에 부동산 앞을 매일 지나갔죠. 그런데 이상하게 문을 열 생각은 한 번도 안 했어요. 그러다 집을 내놔야 하는 상황이 되니까 선택지가 사라지더라고요. 이제는 정말 들어가야겠구나 싶었죠.
그래서 처음엔 사람들이 제일 많이 온다는, 소위 ‘대장’ 아파트 근처 부동산부터 갔어요. 근데 막상 도착하니까 또 발이 안 떨어지는 거예요. 1층 상가를 계속 빙빙 돌기만 하고, 문은 못 열고. 괜히 지하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고, 또 한 바퀴 돌고. 지금 생각해보면 거의 30분은 서성였던 것 같아요.
그러다 정말 퇴근 시간 다 돼서, 멀리서 보기에 인상이 좋아 보이시는 사장님이 한 분 계셨어요. 안경 쓰신 분이었는데 딱 봐도 착해 보이시더라고요. 그래, 저분한테 가보자 싶어서 처음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