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식도 하고, 부업도 하며 월급 외의 파이프라인을 찾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어쩌면 가장 오래 가져갈 수 있는 파이프라인은 ‘직장에서 쌓아온 나의 커리어’일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더 좋은 커리어를 만들고, 그 가치를 높일 수 있을까요? 그 답을 찾기 위해 20년 넘게 사람과 조직을 지켜본 인사·조직 전문가, 『언노우너스』의 윤상윤 작가를 만났습니다.
신세계그룹 전략실을 거쳐 SPC그룹 최고인사책임자(CHO)를 역임한 그가 강조하는 것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바로 ‘너 자신을 알라’는 것이죠.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잘하고 어떤 환경에서 가장 빛날 수 있는지 아는 것. 그것이 좋은 커리어의 출발점이라는 이야기입니다.
- editor 김혜연 (경제·경영 MD)
회사에서 일할 때 두 성향의 차이가 잘 드러나요. 예를 들어 구체적인 지침 없이 새로운 업무를 맡겼다고 해볼게요.
언노우너(unknowner)는 오히려 그런 백지 상태의 업무를 좋아해요. 스스로 방향을 정하고 기획안을 써 내려가는 데 익숙하거든요. 반면 노우너(knowner) 성향이 강한 사람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해하는 경우가 많아요.
리더 입장에서는 팀원에게 일을 맡겼는데 2주가 지나도록 진척이 없다면 ‘이 사람이 일을 안 한 걸까, 못한 걸까?’ 고민하게 되겠죠.
그런데 노우너에게 백지 상태의 업무를 맡겼다면, 일을 안 한 게 아니라 못한 것일 수 있어요. 성실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판단하는 것 자체가 어려울 수 있거든요.
먼저 회사가 나에게 무엇을 기대하는지, 그리고 나는 어떤 일을 잘하고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살펴봐야 해요. 서로의 기준, 즉 ‘준거점’이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거죠.
예를 들어 회사는 정해진 절차를 정확하게 따르길 원하는데, 나는 끊임없이 새로운 방법을 시도하고 싶다면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울 수 있어요. 능력의 문제라기보다 회사의 기대와 자신의 강점이 어긋나 있는 거죠.
반면 회사가 원하는 역할과 내가 지향하는 방향이 일치하는데도 기대하는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자신의 역량이나 일하는 방식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어요. 특히 회사가 기대하는 것은 외면한 채 자신이 하고 싶은 방식대로만 일한다면, 아무리 자리를 옮겨도 ‘방향이 어긋난 저성과자’로 평가받을 수 있어요.
성과를 제대로 적지 않는다는 거예요. 커리어 상담을 하면서 이력서를 받아보면 열 명 중 여덟 명 정도는 성과가 빠져 있어요. 어떤 회사에서 무슨 일을 담당했고, 어떤 프로젝트에 참여했는지만 나열하는 거죠.
그런데 그건 채용공고에 나오는 직무 설명(Job Description)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이런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라는 설명이지, '이런 성과를 낸 사람입니다'라는 증거는 아니거든요.
경력자를 평가할 때 중요한 건 결국 아웃풋이에요. 10년 동안 어떤 일을 경험했는지보다, 그 일을 통해 무엇을 만들어냈는지가 중요하죠.
꼭 숫자로 표현할 수 있는 성과만 말하는 건 아니에요. 매출이나 성장률처럼 정량적인 성과가 있다면 좋겠지만, 숫자가 없다면(...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