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길 저
문학동네
빈틈없는 문장·마성의 흡인력·단단한 스타일의 주인공
소설가 강화길의 이면, 그 내밀한 마음을 기록한 첫 산문집
『낭만적으로 산다』는 2020~2021년 『씨네21』에 연재된 에세이 ‘강화길의 영화-다른 이야기’에서 출발했다. 몸의 질환 위로 ‘코로나19’라는 전 지구적 위기가 겹친 그 시기, 강화길은 통증과 고립의 시간을 견딜 수 있게 해준 고마운 존재로 ‘영화’를 꼽는다. “그때를 돌이켜보면, 영화를 보는 동안에는 정말로 괜찮았”고, “불안하고 초조했기에 (…) 닥치는 대로 스릴러 책을 찾아 읽고 영화와 드라마를” 보는 등 이야기라는 각양각색의 진통제를 찾게 되었다고 회상한다. 다른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작가도 OTT를 통해 감염병이 퍼져나가는 낯선 현실 속에서 타인과 여전히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했다.
이 책에서 강화길은 자신의 취향에 맞는 작품과 마주치는 우연한 즐거움을 오롯이 느낀다. 마감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고 작품을 골똘히 감상하며 그 안에서 삶의 동력을 길어올린다. 비록 실존하지 않는 인물과 서사라 해도, 픽션이란, 상상력이란 잠시간 고통을 잠재우고 일상의 행복을 되찾을 소중한 치료제라고 작가는 말한다. 산문에 드러난 강화길의 변화에 비춰 보자면 이야기는 번뜩이는 깨달음과 지혜를 축적하는 영양제가 되기도 한다. 그것이 인생에 대한 은유라는 것을 기억하는 한.
강화길에게 ‘낭만’이란 고통과 더불어 나아갈지라도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여기며,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나의 무언가를 끄집어내며” 사는 일이다. 아직 살아 있는 한 낭만적으로 살아가려는 의지로 가득한 그의 산문은 작가이면서 한 명의 인간으로서 강화길이 감추고 있던 환하고 건강한 매력을 낱낱이 폭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