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문학적’이란 말은 아름다움이나 예술적 가치가 있는 어떤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제게 ‘문학’은 고통과 가장 밀접한 언어였거든요. 주로 제 속에서 끓어오르는, 가치 없어 보이고 아름답지 못한 어떤 고통과 분노에 그나마 귀 기울여주는 언어가 제겐 소설이었고, 그게 저에겐 문학이라는 생각이 새삼 듭니다.
평단에서 꾸준히 호명되는 작가로, 힘있는 문장과 독보적인 개성을 지녔다. 한국문단의 밝은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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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전하영 과장
소설에서 느낄 수 있는 맛 중에 제일은 역시 이야기가 주는 만족감이라고 생각하시는 분. 혼을 쏙 빼놓으며 정신없이 읽어 달리게 되는 글을 만나는 거 참으로 어렵다는 거 알고 있죠? 이야기에 홀려 온몸을 내맡겼던 경험이 있다면, 그래서 뇌 속에 또 다른 세상을 펼쳐지는 그 짜릿함을 느끼고 싶다면. 뭐하세요? 성혜령 작가님의 책은 가까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시를 목적 없는 언어라 여깁니다. 대화, 연설, 편지, 시나리오처럼 목적을 띠고 다듬어지는 언어 바깥에서 시가 태어난다고 생각해요. 달리 말하면 무엇을 얻을 수 없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말 덩어리 같아요. 그럼에도 시인이 나오고 시집이 읽힌다는 것은 마음속에 갈 곳 없는 언어를 품은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기도 하겠지요.
독자분과 나누고 싶은 문장이 있어요. 그 소설 안의 인물들은 여러 나라를 떠도는데요, 집이 있지만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않)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먼 곳으로 떠나고 싶은 마음은 제 몸속 어딘가에도 항상 깊이 박혀 있는 것 같아요. 마치 작은 장기처럼. 소설을 읽거나 쓰는 마음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요.
녹록치 않은 현실을 살아가는 이 시대의 청년들을 담은 대한민국의 오늘을 그려나가는 신인작가. 소설을 읽다보면 그 시대가 당면했던 문제와 풍경이 생생이 그려지지만, 그 장르가 사회가 아니고, 에세이가 아닌 것은 작가의 시선에서 재창조되는 세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젊은 작가가 풍성해지는 요즘이지만 소설이 주는 재미를 주는 작가는 많지 않다. 그냥 현실의 한조각을 떼어다가 그대로 서술한 듯한 작품도 많다. 임선우의 작품은 사실적인 환상, 소소한 기적을 담고 있다. 아직 많은 작품을 출간한 작가가 아니기에 도욱 그 다음의 성장이 기다려진다.
추천인 2
민음사 정기현 과장
임선우의 소설은 환상을 말하지만 그 환상은 저기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여기 나와 함께 있다. 걷고 자고 먹을 때 임선우의 소설이 자주 떠오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 앞으로 그의 작품 세계가 어떻게 더 구체화되고 변화할지 기대하고 있다.
이 글을 쓰는 지금은 스위스를 여행 중인데, 내일 이탈리아로 넘어가는 날이라 열차시간표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여행 내내 구글 지도를 보느라 데이터를 다 썼네요. 그밖에는 대체로 최애의 생각을 합니다. 인간으로서의 그 애와 가수로서의 미래, 그룹 컨셉, 보고 싶은 무대 등등을 뇌의 한구석에서 항상 떠올리고 있어요.
인물의 이름은 허락을 받고 친구들의 이름을 가져올 때도 있고 일상을 살다가 우연히 발견한 이름을 수집해 두었다가 꺼내어 쓸 때도 있어요. 가끔은 한글자씩 단어를 조합해 보기도 하고요. 인물의 성격은 창작이라기보다는 발견하는 쪽에 더 가깝습니다. 알고 시작하는 경우는 별로 없고 대부분 쓰면서 서서히 알게 되는 거예요. 인물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 지켜보면서요.
저는 ‘끝’을 생각하면 한없이 외롭고 두렵습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우리의 분명한 끝을 알면서, 이 삶을 살아간다는 사실이 때로 경이롭게 다가옵니다. 인간의 연약함과 외로움을 사랑하게 됩니다. 그런 마음으로 빚은 소설입니다. 우리들이 사라진 세상은 어떤 모양일까요? 더 슬프고 더 외로울까요? 당신은 당신 미래의 죽음을 어떻게 견디며 살아가는지 물음을 건네고 싶습니다.
우리 사회의 약자가 겪는 문제를 다루되, 고발이나 연민에 기대지 않습니다. 소설 속 인물들은 ‘어쩔 수가 없다’는 체념에 머무르기보다, 각자의 속도로 삶을 견디며 나아갑니다. ‘그래도 살아보자’는 태도가 억지스럽지 않게 인물 안에서 드러나며, 읽는 이에게 잔잔한 힘으로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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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지성사 윤소진 팀장
동아일보 신춘문예 등단 이후 줄곧 자신이 살아가는 사회에 대해 명확한 목소리를 내는 작가입니다. 안정적인 문장과 시의성 있는 주제 공감을 이끌어내는 주제의식까지. 단연 지난해 한국 문단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작가로 꼽을 수 있습니다. 2025년 서울국제도서전 개막 시기에 맞춰 출간된 첫 소설집 『어차피 세상은 멸망할 텐데』 역시 독자와 평단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나훈아의 “사랑은 눈물의 씨앗”을 좋아해요. 첫 구절 가사는 “사랑이 무어냐고 물으신다면 눈물의 씨앗이라고 말하겠어요”인데요, 사랑이 눈물이 된다는 말은 상투적으로 느껴지면서도 우리가 겪는 슬픔의 보편적인 모습인 것 같습니다. 시도 이런 보편적인 슬픔과 허무에서 비롯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거창한 비극이 아니라 아주 소소한, 씨앗처럼 작은 불행에서요.
두번째 시집 '모텔과 나방'에서 시인은 모텔을 "세계의 축소판"이라 칭하며 너저분한 공간을 견디는 삶에 대해 말한다.
그러면서 작은 방 안에서 벌어지는 일을 굳이, 꺼내어 보인다. 복잡하게 뒤엉킨 것을 묻어두지 않고 보여준다. 이 보여줌의 태도엔 '에너지'가 있다.
그 용감한 도발이 읽는 이에게도 자극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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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 월간지팀 고명수 대리
2022년 등단한 후 현재까지 두 권의 시집을 출간하며 시를 읽는 젊은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시인. 존재와 사랑, 인간의 존재 방식에 대해 마음에 와닿는 언어로 시를 써나가면서, 동시에 사유의 폭을 확장해 여성이 겪는 사랑과 구조적 폭력, 나아가 그 결핍과 허기에 관해서 직시하기를 주저하지 않는 점이 오래도록 남는다.
저는 먼저 구상하고 그에 맞추어 소설을 쓰는 편이 아니라서, 인물에 대한 대략적인 이미지만 가진 채 소설을 써나가면서 인물에 대해 이해하는 편입니다. 우리가 어떤 사람을 알게 되는 과정과 똑같지요. 처음에는 선입견 섞인 대략적인 인상만 가지지만 시간을 보내고 같이 뒹굴며 상대에 대해 알게 되잖아요. 소설 속 인물과의 관계도 마찬가지 같습니다.
현재 한국 문학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일 뿐더러 '이상문학상'과 '문지문학상'이라는 최고 권위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이지만, 놀랍게도 이제 막 6년차에 접어든 젊은 작가입니다. 또한, 비장르문학뿐만 아니라 장르문학까지 아우르는 몇 안 되는 작가이기도 하죠. 올해 한국 문학의 미래를 넘어 세계 문학의 미래로 우뚝 서기를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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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즈덤하우스 스토리팀 김소연 팀장
사랑은 늘 사고를 치고, 어쩐지 다 아는 사람인 것만 같은 인물들은 자꾸만 엉뚱한 선택을 한다. 가볍게 시작해서 오래 남는 문장들. 신인이라는 말이 무색한 단단함. 페이지는 술술 넘어가고 마음은 슬쩍 붙잡힌다. 최연소 이상문학상 수상자, 혁명적 신인이라는 수식으로 이미 한국문학의 미래가 되었지만, 앞으로가 더 궁금해지는 작가. 예소연의 사랑스러운 오지랖에 기꺼이 침범당하기를 언제나 기다리고 있다.
날것 그대로의 욕망을 드러내고, 타인에게 과감히 거부당하여 삶이 휘청이는 와중에도 끝내 살아갈 캐릭터를 쓰고 싶어요. 요즘은 이런 여성 캐릭터들이 잘 등장하지 않아요. 여성 서사가 급부상함과 동시에 어떤 여자들은 문학장에서 거의 거세되다시피 했죠. 우리들은 시대착오적이고 구질구질한 걸 싫어해요.
청예는 자유롭고 개성적인 세계 위에 철학적 주제를 담아 단단한 이야기를 짓는 작가다. 긴장과 재미를 모두 갖춘 서사가 기세 좋게 전진한다. 인물이 가진 선악의 입체성이, 관계 속의 사랑과 미움이 독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무엇보다, 청예의 소설은 진화한다. 늘 다르고, 그래서 더욱 궁금해지는 작가. 오늘의 한국 문학을 읽는 기쁨과 보람을 함께 떠올릴 때, 청예라는 이름을 빼놓을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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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블 박소연 부팀장
'욕 먹고 싶은 각오'로 이야기를 쓸 수 있는 작가가 얼마나 있을까. 선명한 생각들에서 뽑아낸 작가의 문장들은 흡입력 있는 장르에 대한 감각과 맞물려 청예만의 카리스마 있는 작품으로 완성된다.
십 대 소년들이 공놀이 중이었요. 그중 한 명이 찬 공이 대성당을 두른 펜스를 넘어가 계단 위편까지 올라갔습니다. ‘공을 잃어버리겠구나’ 지켜보는데, 소년들이 펜스 앞으로 다가가더군요. 잠시 후 마치 누군가 밀어준 것처럼 공이 데굴데굴 굴러 계단을 내려오더니 결국 펜스 앞까지 다다랐습니다. 한 소년이 즐거운 얼굴로 공을 주웠고 다시 공놀이가 시작됐습니다.
저는 연령, 직업, 국적, 성별 같은 일반적 조건들로 밑그림을 그리고, 약간의 개별적 인생사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때가 많습니다. 이름은 필요하다면 짓지만 필요를 못 느끼는 때가 더 많은 듯합니다. 저는 이름을 묻지 않고 일어나는 일들, 무차별적인 일들에 더 관심이 많은 것도 같습니다. 예를 들면 사고나 질병 같은 것들이요.
저에게 사랑은 어쩌면 결핍과 같았을지 모릅니다. 그렇다면 이 결핍을 어떻게 메울 수 있을까, 같은 생각이 어느 날 문득 들었어요. 제가 가진 사랑을 잘 돌려주어야겠더라고요. 사랑을 더 달라고 요구하는 대신 내 안에 가득해 줄줄 새는 사랑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사랑은 얻어 내야만 하는 감정이 아니라 삶의 태도가 될 수도 있다고 믿었거든요.
무기력한 현실을 통통 튀는 감각과 기발한 유머로 비틀어버리는 시인. 불안한 청춘의 일상을 가감 없이 드러내면서도, 특유의 씩씩함으로 슬픔을 명랑한 에너지로 바꿔놓는다. 무엇보다 고단한 생활 속에서도 상상력을 잃지 않고, 체념 대신 농담을 던지며 스스로를 지키는 태도가 동시대 독자들에게 짜릿한 해방감을 선사한다. 엉망인 오늘을 딛고 다시 내일을 기대하게 만드는 힘, 우울한 세상에서도 자신만의 리듬을 잃지 않는 이 독창적인 목소리는 한국 문학에 전에 없던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 분명하다.